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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12.27 HIV, 에볼라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
환경 파괴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등장시킨다!

10억분의 1m 크기의 침입자는 세포 안에서 생존을 위해 처절한 전투를 전개한다.
지구상에는 실로 4000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있다는데...



제너가 우두의 고름을 소년에게 접종한 것이 바이러스 연구로 이어지게 된다
인간과 바이러스가 서로 관련의 역사는 기원전까지 소급할 수 있다. 이집트 제18왕국(기원전 1580~기원전 1350년)으로부터 전해지는 돌비석에는 소아마비 환자에게 특유한 아주 마른 다리가 그려져 있다. 소아마비는 폴리오 바이러스에 의하여 사지의 마비가 유발되는 병이다. 또 기원전 1157년에 사망하였다는 람세스 5세의 미라 피부에는 천연두의 ‘두포’라 불리는 부스럼(종기)이 많이 남아 있다. 천연두는 천연두 바이러스에 의하여 유발되는데, 전신에 두포가 생기는 중한 병이다. 과거에 전세계에 걸쳐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의 일이다. 우선 18세기에 전염병이 있다는 점이나 ‘전염시키는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점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19세기에 와서 ‘전염시키는 것이 미생물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다양한 세균이 발견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서 ‘세균을 통과시키지 않는 질그릇의 여과기도 통과해 버리는 아주 작은 병원체’가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이 병원체는 ‘여과성 병원체(filterable virus)’라 불렸다. 1930년 이 병원체를 단순히 ‘바이러스’라 하게 되었다. 바이러스란 ‘병독’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된 영어이다.

바이러스는 핵산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마침내 ‘바이러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점에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20세기 초부터 “세균보다도 작은 미생물이다”고 하는 설과 “단백질이다”는 설이 있었다. 일단 결론이 난 것은 1935년에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가 결정화되었을 때의 일이다. “살아 있는 생물이 결정화될 수는 없다. 따라서 단백질임에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1950년대에 생물의 유전 물질이 ‘핵산’이라는 화학 물질로 형성되었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바이러스도 단순한 단백질이 아니라 핵산과 단백질이 결합한 것임이 판명되었다. 핵산은 ‘당과 인산, 염기로 이루어지는 기본 구조’가 사슬처럼 이어진 물질이다. 당의 종류에 따라 DNA(디옥시리보핵산)와 RNA(리보핵산)으로 나뉜다. 이어 ‘일반 미생물이 DNA와 RNA의 양쪽을 갖고 있는데 대하여, 바이러스는 그 어느 쪽인가 하나밖에는 가지지 않는다는 것’, ‘그 증식에는 살아 있는 세포가 필요하며, 그 증식 방법도 세포처럼 2분열이 아니라는 것’ 등 바이러스 특유의 성질이 밝혀졌다.

“일련의 바이러스 연구의 원점은 영국의 의사 제너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제너는 소년을 천연두에서 구하기 위해 우두의 고름을 소년의 팔에 접종하였다.
‘소의 젖을 짜는 일을 하는 많은 여자들이 소로부터 우두가 전염된다. 손에는 두포가 생기지만 나은 다음에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 우두를 일으키는 병독에 걸림으로써 천연두에 대한 저항력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한 것이다. 결과는 그대로 였다. 제너의 연구는 미생물학자 파스퇴르에게 이어지게 되었다. 파스퇴르는 제너의
연구에 힌트를 얻어 광견병 바이러스 등의 백신을 개발했다. 제너나 파스퇴르는 바이러스의 존재를 모르는 채 백신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 연구의 길을 개척한 위대한 과학자’로서 추앙되고 있다.

바이러스는 ‘단백질의 껍질에 유전자가 들어 있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다
생물은 세포라는 기본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그러한 세포를 갖추고 있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유전 정보가 되는 핵산’과 ‘핵산을 둘러싸고 보호하는 단백질의 껍질’로 이루어진 매우 단순한 모습을 하고 있다.

보통의 생물은 세포 안에 핵산으로서 DNA와 RNA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DNA 또는 RNA 어느 하나’밖에 가지지 않는다. DNA밖에 없은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 RNA밖에 없는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라 불린다. 바이러스가 가지는 단백질의 껍질은 ‘캡시드(capsid)’라 불리고 있다. 캡시드의 형태에는 정이십면체의 것이나 가늘고 긴 통같이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캡시드는 ‘캡소미어(capsomere; 캡시드의 구성 단위)’라 불리는 단백질이 규칙적으로 이어진 기본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전형적인 3가지 유형이 있다
그러면 전형적인 바이러스의 형태를 살펴보자. 가장 단순한 것은 캡시드와 핵산만으로 이루어지는 바이러스이다(아래 그림의 오른쪽). 잘 알려진 것에 운동 신경 마비 등을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나, 간염을 일으키는 A형 간염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들 바이러스는 정이십면체의 캡시드 속에 가늘고 긴 리본 모양의 RNA가 들어 있다. 그 다음에 정이십면체의 캡시드 바깥쪽에 ‘엔벨로프(envelope)’라 불리는 피막을 가진 유형이 있다(그림의 왼쪽). 엔벨로프는 원래 바이러스가 감염시킨 세포의 세포막이나 핵막이었던 것이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되지만,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세포의 다양한 부품이나 장치를 실로 교묘하게 빌려 쓰고 있다. 핵막에서 유래되는 엔벨로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는 구순(입술)헤르페스 등을 유발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수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핵산으로서 DNA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캡소미어가 나선 모양으로 이어진 캡시드의 바깥쪽에 엔벨로프를 가진 유형이다 (그림의 가운데). 홍역을 유발하는 홍역 바이러스나 유행성 감기를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들 수 있다. 홍역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핵산으로서 DNA를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전자 현미경을 통해서만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구조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이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단위는 nm) 크기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한편 병원체로서 바이러스와 쌍벽을 이루는 세균은 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단위는 ㎛) 크기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1㎛는 1nm의 1000배이므로 바이러스가 얼마나 작은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세포를 습격하여 스스로를 대량으로 복제한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바이러스가 갖추고 있는 것은 유전 정보와 단백질의 껍질이나 막뿐이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스스로의 힘으로 증식을 할 수 없다. 살아 있는 생물의 세포에 기생하는 방법에 의해서만 증식하게 된다. 세포 안에는 ‘DNA를 복제하는 장치’ 나 ‘DNA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장치’, ‘다양한 생체 재료
물질’ 등이 가득 차 있다. 바이러스는 이러한 ‘세포가 자기 복제를 하여 분열하기 위한 시스템’을 억지로 빌려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아무 세포에게나 마음대로 기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의 예외는 있지만 바이러스 표면의 구조 일부와 세포 표면의 구조 일부가 ‘열쇠와 열쇠 구멍과 같은 관계’로 되었을 경우에 한해 세포에 붙어서 내부에 침입할 수가 있다. 세포 안에 침입하여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것을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한다’고 말한다.
식물에게만 감염하는 바이러스가 있거나 사람에게만 감염하는 바이러스가 있는 주된 이유는 이 ‘열쇠와 열쇠 구멍의 관계’ 때문이다. 또 사람에 감염하는 바이러스 중에서도 종류에 따라 몸속 일정한 부위의 세포에 기생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나의 세포에서 10만 개나 되는 복제 바이러스가 탄생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하면,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 정보에 따라 각 부분을 대량으로 만들어 낸다. 각 부분이 다시 바이러스로서 조립된 다음에 세포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갈 때 세포가 파괴되면, 이들 세포가 구성하는 조직이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며, 따라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세포를 죽이지 않는 바이러스도 있다.”고 바이러스 연구자 가운데 한 사람은 말한다. “세포가 죽어버리면 바이러스도 증식을 할 수 없게 된다. 세포를 죽이지 않고 자신도 증식을 할 수 있다면 바이러스에게도 좋을 것이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죽이는가 어떤가는 바이러스와 세포의 이른바 궁합이 맞느냐 어떠냐에 달린 것 같다. 예컨대 뎅그 바이러스는 모기의 세포에 감염하여도 그다지 세포를 파괴하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의 세포 안에서 만들어지는 자바이러스의 수는 10만 개나 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세균은 ‘1개가 2개, 2개가 4개’ 하는 식으로 2분열에 의하여 증식하므로 바이러스처럼 증식할 수는 없다.

1976년 대량 출혈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돌연 나타났다
1976년 6월, 수단의 누자라라는 마을에서 솜공장의 창고를 지키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발열과 두통, 가슴의 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코와 구강, 그리고 소화관으로부터의 대량 출혈을 일으키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후 이 환자나 새로 부근에서 발생한 두 사람의 환자로부터 차례로 접촉 감염이 일어나 ‘발병자 합계 284명, 그 중에서 151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비상 사태가 생겼다.

원인은 그때까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던 바이러스였다. 최초 환자의 출신지 부근을 흐르는 강의 이름을 따서 ‘에볼라 바이러스’라 명명되고, 유발되는 병의 명칭은 ‘에볼라 출혈열’이라고 했다. 1976년 이후 2000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사막 이남을 중심으로 하여 합계 10회의 돌발적 발생이 일어나고 있다. 아주 최근의 발생은 1996년 가을에서 1997년 봄에 걸쳐 가봉에서 일어난 것이다.

치사율이 80%에 이르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가장 위험한 병원체(레벨 4)’로 간주되고 있다. 과학적인 연구나 정보 교환의 중심이 되어 있는 것은 미국의 CDC(질병대책예방센터)이다. “레벨 4라 해서 필요 이상으로 겁낼 것은 없다.”고 감염증 연구의 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감염은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서만 퍼진다. 새로운 환자가 대기 감염에 의하여 발생한 예는 없다. 이제까지의 감염 확대는 장갑이나 마스크, 가운, 주사기를 비롯한 의료 기구의 부족에 의하여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그것이 개선되면 대규모 유행을 피할 수있을 것이다. 또 만일 비행기 안과 같은 곳에서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혈액에 접촉하지 않는 한 걱정할 것은 없다. 공포를 느낄 일이 아니다.”

박쥐가 바이러스를 옮겼을까?
에볼라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원래 바이러스를 체내에 가지고 있으면서 바이러스와 공존하고 있는 생물을 ‘자연 숙주’라고 한다. 이 자연 숙주를 찾기 위하여 WHO는 1996년에 미국의 육군미생물질병연구소,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 등과 협력하여 철저한 조사를 개시했다. 조사진의 일원인 미국 육군미생물질병연구소의 피터 야링 박사 등은 ‘박쥐가 자연 숙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같은 필로 바이러스과의 마버그 바이러스에 의한 출혈열은 동굴의 박쥐가 관계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에볼라 출혈열의 유행이 있었던 지역의 산중이나 건물에도 많은 박쥐가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열대 우림으로 둘러싸인 동굴에 숨어 있던 박쥐가 어느 날 갑자기 우리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일까? 최종적인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나 연구자들의 바이러스 연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1981년 미국의 대도시에 세계를 뒤흔든 에이즈 바이러스가 출현
1981년 의학계에서 권위 있는 <뉴잉글랜드 저널>지에 기묘한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에 관한 논문이 2편이 게재되었다. 그 하나는 마이클 고들리브 박사의 ‘로스앤젤레스의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 카리니 폐렴과 칸디다증이 유행하고 있다’라는 논문, 또 하나는 헨리 매슈어 박사의 ‘뉴욕의 남성 동성애자를 사이에 카리니 폐렴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논문이 실리자 전세계로부터 카리니 폐렴이나 칸디다, 카포시 육종 등의 감염증에 걸려있는 환자의 보고가 계속되었다. “당시 전문의의 대응은 빨랐으며 훌륭했다고 생각한다.”고 국내 에이즈 연구의 전문가 한 사람은 말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곧 그때까지 결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증상을 ‘면역 부전이라는 하나의 질환이 유발하는 기회주의적 감염증’으로 파악한 것이다. 그리고 곧 ‘에이즈(AIDS: 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 후천성 면역 부전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붙여지게 되었다.

림프구에 감염하여 면역 시스템을 파괴
다음해인 1982년에는 혈액 제제를 사용하는 혈우병 환자에도 마찬가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무렵부터 ‘혈액이나 체액을 통하여 감염하는 바이러스가 원인일 것이다’고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3년 프랑스의 몽타니에 박사 등이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3년 후에 ‘인간 면역 부전 바이러스(HIV: humam immunodeficiency virus)’라고 명명했다. HIV는 캡시드 안에 RNA와 ‘역전사 효소’라는 효소를 갖고 있다. 역전사 효소란 RNA의 유전 정보를 DNA로 바꿔 복사하는 기능을 갖춘 효소이다. 보통의 생물은 ‘RNA 폴리메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하여 DNA의 정보를 RNA에 바꿔 복사하고 그것을 유전 정보로서 이용하고 있다. 결국 역전사 효소는 보통의 생물과는 반대 방향으로 유전 정보를 운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효소를 갖춘 바이러스는 ‘레트로 바이러스’로 총칭되고 있다.

HIV의 첫째 표적이 되는 것은 세포 표면에 ‘CD4(cluster of differentiation 4)’라 불리는 단백질을 가진 림프구이다. 림프구는 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이다. HIV는 이 림프구 안에서 스스로를 대량으로 복제하여 림프구를 파괴해 나간다. “정상적인 림프구는 상당히 오랫동안 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HIV에 감염된 림프구는 약 1.5일이면 죽는다. 보통 사람은 100세가 되어도 면역 부전이 되지 않는다. 림프구가 충분히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HIV에 감염되면 림프구가 고갈되어 면역 시스템이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된다.” 앞서 인용한 연구자의 말이다.

에이즈에 대한 치료는 주로 ‘역전사 효소의 기능을 저해하는 약’과 ‘HIV가 가지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저해하는 약’을 병용하고 있다. 다시 그 연구자는 말하고 있다.
“1997년 이래, 3종류의 약을 병용함으로써 기회주의적 감염증을 병발하는 환자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완전한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간염의 유행은 5종류나 되는 바이러스의 짓이었다
병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원인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에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 간염의 특징적인 증상은 몸이 갑자기 나른해지는 일이나 피부가 누렇게 되는 황달인데, 기원전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황달을 일으키는 병이 유행하였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무렵, 연구자들은 간염에는 물이나 음식물로부터 감염되는 ‘경구형’과 혈액을 통하여 간염되는 ‘혈청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구형은 A형 간염, 혈청형은 B형 간염이라 불리고 있다. 1965년 우선 B형 간염의 바이러스가 확인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혈액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 일부를 얻게 된 것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매우 특이한 바이러스이다.” 하고 바이러스 연구자는 말하고 있다. “2가닥 사슬의 DNA를 가지면서도 그 일부가 1가닥 사슬로 되어 있다.
바이러스의 DNA는 증식의 과정에서 사람의 염색체 DNA에 흡수되는 경우가 있다. B형 간염이 간경변, 간암으로 이행하기 쉬운 것은 그 때문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주된 간염 루트였던 수혈의 경우 수혈용 혈액의 검사가 철저해졌기 때문에 감염은 격감하고 있다. 또 유전공학을 이용한 좋은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C형, D형, E형 간염도 있다
한편 환자의 배설물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1973년의 일이다. 지금은 좋은 백신이 나와 있고, 더욱이 B형 간염처럼 만성화되는 일도 없이 치유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앞에 인용한 연구자는 “생활 환경이 청결해진 현재는 예전처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재해 때나 해외에 갈 때에는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혈액을 통하여 감염하는 간염 바이러스에는 2종류가 더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와 D형 간염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하지 못하고, 반드시 B형 바이러스와 병존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또 경구 감염하는 간염 바이러스도 하나가 더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E형 간염 바이러스이다. 앞의 연구자의 말을 다시 인용한다. “C형 간염도 간경변, 간암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많다. E형은 만성화되는 경우가 없으나 개발 도상국에서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어느 형이라도 한시 바삐 백신이 개발되어야 한다.”

최근 30년 남짓 사이에 20종 이상의 ‘신형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다
1992년 당시 CDC 소장이었던 데이비드 새처 박사는 ‘emerging and re-emerging infectious diseases’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것은 ‘신흥·재흥 감염증’으로 번역되고 있다. ‘emerge’란 영어로 ‘출현하다’는 의미이다. 새처 박사는 이때 “과거 20년 정도 사이에 새로 출현, 또는 재출현한 감염증이 많다. 그들 감염증에 대하여 보다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1993년 9월 WHO와 미국의 전국과학자협회는 “신흥·재흥 감염증에 대한 전세계적인 감시 체제의 확립이 급선무”라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다음해 1994년에 CDC는 WHO와 함께 다른 나라들에 대해 신흥·재흥 감염증의 위험성을 정식으로 경고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새로 나타난 바이러스는 ‘신형(이머징) 바이러스’로 총칭하게 되었다. 2000년부터 과거로 소급하면 최근 30년 남짓한 사이에 나타난 신형 바이러스는 주된 것만 하더라도 20종 이상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1967년에 나타난 마버그 바이러스가 바로 신형 바이러스의 최초의 예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미 소개한 에볼라 바이러스나 HIV, 다수의 간염 바이러스는 매우 중요시되고 있는 신형 바이러스이다. 아래의 세계 지도를 보면 심각한 병을 유발하는 신형 바이러스가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염증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류는 예전부터 수많은 감염증으로 고통을 겪어 왔다. 그렇지만 20세기에 들어와 항생 물질이 발견된 결과, 세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죽는 경우는 격감했다. 한편 1980년에는 WHO가 천연두 바이러스의 박멸을 선언했다. 그 무렵부터 연구자들은 ‘감염증의 위협은 과거의 일’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해였다. 그렇게 느꼈을 때 감염증을 둘러싼 사태는 상당히 심각해지고 있었다. 국내에서 감염증을 연구하고 있는 전문 학자는 말하고 있다. “다시 감염증 대책을 재검토하려 했을 때, 감염증의 전문가는 이미 현장을 떠나고 없었다. 또 항생 물질의 남용으로 결핵균이나 장구균 등 많은 세균들 가운데 약제 내성균이 나타났다. 게다가 열대 우림의 개발, 인구 증가 등에 따른 공중 위생 환경의 악화, 대량 물질의 고속 운송 등으로 인해 미지의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게 되었다. 이러한 것 모두가 감염증이 다시 심각해지기 시작한 원인일지도 모른다.”

세포가 물질을 흡수하는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바이러스는 교묘히 세포 속으로 침입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증식하지 못하는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속으로 침입하여 그 세포의 다양한 복제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증식한다. 또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침입할 수 있는가 어떤가는 일부 예외가 있지만 바이러스 표면의 구조 일부와 세포 표면의 구조 일부가 ‘열쇠와 열쇠 구멍의 관계’로 되어 있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숙주 세포의 표면 구조는 ‘리셉터’라 불리고 있다. 리셉터에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것이나 당단백질로 이루어진 것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하나의 세포 표면에 리셉터가 한 종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두 리셉터와 결합 되어야 세포 안으로 침입할 수 있는 바이러스도 있다.

리셉터와의 결합으로부터 시작되는 바이러스의 침입
리셉터와 결합한 바이러스는 어떻게 하여 세포 안으로 침입할까? 상세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전자 현미경에 의하여 그 모양이 비교적 잘 관찰되고 있는 것은 ‘토가 바이러스과(科) 알파 바이러스속(屬)’의 바이러스이다. 알파 바이러스는 정이십면체의 캡시드 속에 RNA가 들어 있으며 지질 이중막의 엔벨로프를 지닌 바이러스이다.
엔벨로프에는 ‘스파이크’라 불리는 단백질의 돌기가 많이 붙어 있다.

이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입하는 것은 숙주 세포막에 있는 라미닌 단백질의 리셉터에, 바이러스의 스파이크가 결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1). 알파 바이러스가 왜 라미닌을 리셉터로서 사용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앞서 인용한 연구자는 “라미닌이 우연히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의 모양과 맞았기 때문에 리셉터로서 사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한다.

바이러스가 결합한 세포막은 바이러스를 둘러싸는 것처럼 하면서 함몰하기 시작한다(2). 함몰한 세포막은 ‘피복 소포’라 불리는 자루로서 세포 안으로 흡수된다(3).
이 침입 방법은 ‘엔도사이토시스’라 불린다. 원래 엔도사이토시스는 세포가 여러 가지 분자를 세포 안으로 흡수하여 운반하는 수단인데, 바이러스는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포를 탈취한 바이러스는 최고 10만까지 복제를 만들어 낸다
그러면 엔도사이토시스에 의해 세포 안으로 흡수된 알파 바이러스는 어떻게 자신의 복제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그 과정을 살펴보자.

바이러스가 세포질 안에 흡수되면, 피복 소체와 캡시드가 파괴되고, 안에 들어 있던 RNA가 방출된다(1, 2). 방출된 RNA는 세포질 안에 있는 리보솜에게 붙잡힌다.
리보솜은 유전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을 연결하여 단백질을 만드는 ‘단백질 공장’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포의 리보솜은 원래 세포 자신의 RNA를 붙잡아야 하는 것이었다.

리보솜은 자신이 바이러스의 RNA를 잡았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결과 캡시드의 단백질(3)과 엔벨로프(4)
스파이크 부분의 단백질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물론 바이러스의 RNA 자신도 대량으로 복제된다.

대량으로 복제된 바이러스가 세포 밖으로 나간다
합성된 캡시드의 단백질은 집합하여 다시 정이십면체의 구조를 이루고, 내부의 공간에는 새로운 RNA가 들어가 있다. 한편, 합성된 스파이크의 단백질은 소포체 내부를 통해 운반되고, 골지체(體)라 불리는 다른 소기관으로 인도된다. 소포체나 골지체는 단백질의 수송 경로가 되는 중요한 소기관이다. 스파이크는 골지체 안에서 당을 부가하는 등의 처리가 가해지고, 세포막으로 옮겨진다.

마무리는 바이러스 입자가 합쳐지는 것이다. RNA가 들어가 있는 캡시드가 세포막 부근까지 이동하면, 스파이크가 달린 세포막이 캡시드를 둘러싸는 것처럼 하면서 세포밖으로 튀어 나간다(5). 이 과정을 ‘발아’라고 한다. 발아한 바이러스는 마침내 세포막으로부터 분리된다. 이렇게 하여 하나의 세포로부터 보통의 세포 분열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자바이러스가 탄생하는 것이다.

2단계로 나뉜 면역 시스템에 의해 생체는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된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감염하여, 거기서 대량의 복제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우리들의 몸은 바이러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물질인 바이러스가 체내에 인식되면 즉시 우리들의 면역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어떤 바이러스에게 처음 감염되었을 때 반격은 2단계로 이루어진다. 제1단계의 주역은 ‘내추럴 킬러 세포(NK 세포)’라 불리는 림프구와 ‘인터페론’이라 불리는 단백질이다.
NK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고 이를 파괴한다. 한편 감염 세포로 부터는 인터페론이 분비된다. 인터페론이 아직 감염되지 않은 세포에 도달하면 그 세포에서 RNA 분해 효소 등이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RNA 분해 효소는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 침입하여 RNA를 방출할 때 그것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유전 정보인 RNA가 분해되어 버리면 캡시드나 스파이크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지 못하므로 바이러스는 증식할 수 없다. 또 인터페론에는 NK 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작용도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시간차로 제2단계의 면역 시스템이 기동
제1단계의 반격이 실시되고 있는 동안에 생체는 제2단계의 반격을 준비한다. ‘B세포’라 불리는 림프구가 그 바이러스에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항체는 ‘면역글로불린’이라 불리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적인 모양은 Y자형이다. Y자의 끝부분은 그 바이러스의 모양에 맞추어 ‘해당 바이러스 전용’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바이러스 표면과 리셉터가 열쇠와 열쇠 구멍의 관계로 결합한 것과 똑같이 바이러스 표면과 항체의 끝부분이 결합한다. 표면에 항체가 결합된 바이러스는 리셉터와 결합할 수 없게 되거나, 세포막과 융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포 안에서 증식이 불가능해진다. 이것이 제2단계의 주된 시스템이다.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내기까지에는 몇몇의 단계가 필요하다. 우선 ‘수상 세포’라 불리는 세포가 ‘헬퍼 T세포’라 불리는 림프구에게 ‘침입해 온 바이러스의 정보’를 제시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얻은 헬퍼 T세포는 B세포를 플라스마 세포로 변화시키고, 플라스마 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미 감염된 세포에서는 항체가 별로 작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감염 세포는 활성화된 ‘킬러 T세포’라 불리는 림프구에 의하여 파괴된다. 이 킬러 T세포를 활성화하는 것도 수상 세포인데, 활성화하는 데는 헬퍼 T세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NK 세포와 인터페론에 의한 제1단계의 면역은 ‘불특정 면역’, 항체와 킬러 T세포에 의한 제2단계의 면역은 ‘특정 면역’이라 한다. 앞서 인용한 연구자는 “불특정 면역은 어떠한 바이러스에도 일단 대응 가능한 면역이다. 한편 특정 면역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하여 각각 특이하게 대응하는 강력한 면역인데, 충분히 작용하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까지 불특정 면역과 특정 면역은 각각 독립하여 작용하는 시스템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불특정 면역이 나중에 이루어지는 특정 면역의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 두 가지 면역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전세계가 갈망하고 있는 에이즈 백신은 완성될 것인가
이 기사의 첫부분에 제너가 천연두의 백신을 만들어 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감염을 모면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실은 제너는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특정 면역을 이용한 것이다.

제2단계의 면역인 특정 면역에서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배제된 뒤에도 ‘해당 바이러스 전용’의 항체가 남게 된다. 또 T세포나 B세포의 일부에는 ‘어떠한 바이러스가 침입해 왔던가’ 하는 정보가 유지된다. 일단 감염된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기 어려워 지거나, 재감염되어도 증상이 가볍게 끝나게 되는 것은 남아 있던 항체가 신속히 바이러스와 결합함과 동시에 T세포나 B세포도 곧 작용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백신은 이 메커니즘을 응용하고 있다. ‘진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에 항체를 만들어 두거나, T세포를 빠른 속도로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해두자’는 이치이다.

HIV는 유전자 복제에 오류가 생긴다
현재 백신의 실용화가 가장 갈망되고 있는 바이러스는 HIV이다. 그러나 HIV는 백신 개발이 매우 어려운 바이러스이다. ‘HIV는 RNA에서 DNA로 유전 정보를 역전사하는 특수한 바이러스’라고 설명했지만, 1회 역전사를 할 때마다 여러 곳에서 실수를 범한다. 이 실수 때문에 합성되는 단백질이 조금씩 바뀐다. 백신으로 항체를 아무리 준비해 두어도 항체와 결합하는 부위의 단백질이 변화되어 있으면 감염을 막을 수가 없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HIV는 변이가 심하다’고 표현한다.

유일하게 미국에서 임상 시험까지 진행되고 있는 에이즈 백신에 백스젠(VaxGen)사가 개발한 ‘에이즈 백스’가 있다. “에이즈 백스에는 HIV의 엔벨로프에서 튀어나온 gp120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 내게 하는 효과가 있다. gp120은 HIV의 가장 바깥쪽에 있으며, 항체와 결합하기 쉬운 부위이다. gp120도 변이를 일으키지만, 기본이 되는 몇몇 변이 유형을 준비해 그것을 조합하면 상당한 변이에 대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백스젠에서 연구 개발자 가운데 한 사람은 말하고 있다.

물론 에이즈 백스는 HIV 그 자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HIV 유전자 중에서 gp120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부분만을 잘라 내고, DNA 조작 기술을 써서 햄스터의 배양 세포 안에서 gp120 단백질을 만들게 한다. 그런 다음 정제한 gp120에 처리를 가하면 백신이 되는 것이다. 위의 연구 개발자는 “어떠한 백신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지만 100%의 효과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있을 수가 없다. 현재 에이즈 백신이 인가를 받기 위해 세워 놓은 목표는 감염율을 30% 감소시키는 일이다. 임상 시험은 수천 명의 지원자의 협력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30%의 감염 방어율이 증명되는 시점에서 백신 으로서의 인가 신청을 하고, 대규모 제조가 개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미지의 병원체는 CDC(질병대책센터)의 핫 존에서 분석된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DC에는 전세계로부터 병원체를 포함한 혈액이나 조직의 견본이 보내지고 있다. 견본 중의 병원체가 미지의 바이러스라고 여겨질 경우 그 대응은 가장 위험한 병원체(레벨 4)에 대한 기준에 따르며, 바이러스는 통칭 ‘핫 존’ 이라 불리는 최고도의 안전 실험 시설 안에서 조심스럽게 다루어진다. CDC의 최고도
안전 실험 시설은 세계 최대의 규모이다.

실험 시설에 이르기까지에는 수많은 자물쇠을 열지 않으면 안 된다. 실험 시설 안은 압력이 낮게 유지되고, 실험실의 공기가 외부로 나가지 않게 되어 있다. 더욱이 실험실의 공기는 특수한 필터로 항상 정화된다. 연구원들은 우주복과 같은 특수한 방호복을 착용한다. 방호복은 외기를 차단하고 내부를 밀폐함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막아 준다. 방호복에는 에어호스를 꽂는 구멍이 있어, 밀폐된 옷 속으로 신선한 공기를 보낼 수 있다. 실험을 끝낸 연구원은 바이러스를 밖으로 누출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독액 샤워를 한다.

최근에는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미지의 바이러스 출현
1998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열과 두통에 이어 행동 이상이 나타나고 혼미 상태에 빠진다’는 기묘한 병이 유행하였다. 사태는 곧 CDC에 보고되고, 현지의 말라야 대학 의학부에서 채취한 환자의 혈액 샘플이 보내져 왔다. 핫 존에서 이루어진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보내진 샘플에서 미지의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그후 이 바이러스에는 ‘니파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이 니파 바이러스는 가장 새로운 신형 바이러스이다. 식육용의 돼지에서 사람에게 접촉 감염되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대량의 돼지가 도살되었다. 흥미로운 일은 니파 바이러스가 돼지에게는 호흡기 장에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1999년 4월 말까지 257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100명이 사망하였는데, 그후 사태는 수습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대해 CDC의 특수병원체부 부장 클래런스 피터스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현재는 이 니파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약은 없다. 질병의 확대를 막는 유일한 수단은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를 처분하는 일이다. 니파 바이러스가 왜 발생하였는가는 알 수 없으나 바이러스를 옮긴 자연 숙주로서는 박쥐가 의심을 받고 있다. 큰 박쥐를 잡아 조사해 보자, 니파 바이러스의 항체가 나왔다. 질병의 확대는 돼지의 과밀 사육이 그 요인의 하나가 아닌가 여겨지지만 자세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은 인류가 환경 파괴를 계속하는 대가인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신형 바이러스의 출현에 대하여 “바이러스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바이러스의 거주지를 침범한 결과”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의 연구자의 견해이다. 신형바이러스는 원래 열대 지역의 삼림에 서식하는 원숭이나 쥐, 박쥐 등을 자연 숙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깊은 숲 안에 밀폐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들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인구의 급증이나 가뭄이 계속되고 사람들은 농지 확대나 목재 확보를 위하여 대규모의 삼림 벌채를 하게 되었다. 그 대가로서 우리들은 봉인되어 있던 바이러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치사율이 높다, 백신이 없다, 치료법이 없다’는 충격적인 보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신형 바이러스에 대해 지나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바이러스는 차례로 출현할 것”이라고 앞서 인용한 연구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성이 강하더라도 대기 감염하는 것이 아니라면, 덮어놓고 무서워할 것은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정보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신형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 출현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항공기 등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 시대이다. 우리도 불의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근절 불능, 그렇다면 공존의 길은 있는가?
피터스 박사는 “환경 파괴에 의한 생태 변화가 계속되는 한, 인류와 바이러스와의 적대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매우 다양하고 적응력이 강하므로 생태 변화에 맞추어 변이해 버린다. 변이는 병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쉬운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바이러스를 둘러싼 문제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백신 접종을 비롯한 집중적인 노력으로 소아마비나 홍역은 가까운 장래에 근절될 것이다.
그러나 감염된 뒤에도 체내에 계속 잠복하는 바이러스나 사람 이외에도 숙주를 가지는 바이러스는 도저히 근절시킬 것 같지가 않다.”

앞서 인용한 국내의 연구자도 “신형 바이러스를 천연두 바이러스처럼 근절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국가나 연구자는 출현의 감시나 경고, 올바른 정보 제공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따라 각자가 자각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요구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하였을 때부터 존재해 왔던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의미에서는 생물 진화의 동반자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제 바이러스와의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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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o M.D. Trackback 0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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